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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05월 05일
![]() 저번주 화요일에 이글루를 만들었습니다. 그냥 하고싶은 말 쓰고, 다른사람들과 이야기도 해보고.. 뭐 그런 목적도 있었고. ![]() "검색어 자동완성까지 될 정도로 유명해지셨습니다." 이쯤 되니 저를 포함해서 사람들은 왜 망콘콘님의 블로그를 찾는건지, 그리고 망콘콘님의 블로그에서 무엇을 보고 가는지. 대충 감이 잡히더군요. "망콘콘이 어떤 인간인가" 알고 싶었습니다. 다즐링과 싸웠다는 망콘콘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고 와타라세의 생일파티를 왜 하는것인지 알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망콘콘님의 블로그를 찾아갔고, 아마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저도 만들었습니다. 저라는 인간이 어떤 인간인지 제 스스로 반성해보고 싶었습니다. 제가 어떤 인간인지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블로그를 만들었습니다. - 처음 블로그를 만들었을때는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더군요. 레이아웃을 대충 보는사람 편할것같은 모양새로 선택했더니 개성이 없어 보였습니다. "누가 이 블로그에 와서 내가 누군지 알고 싶어할까. 한번에 다 보이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그림판을 열어서 아무도 쓰지 않을것 같은 그림을 하나 그렸습니다. 아무도 사용할것같지 않은 소갯말을 사용했습니다. 카테고리를 아무도 사용하지 않을것 같은 이름으로 만들고, 글의 분류도 객관적이기보다는 주관적으로 해놓았습니다. 그렇게 해 놓으니 이제는 "무엇을 써야 되나" 가 문제였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쓸 게 없는겁니다. 이것저것 찾아다니다가 인터넷에서 재밌어보이는것들을 몇개 퍼서 이글루로 가져와봤습니다. 그리고 그걸 보고 있으니 "이걸 보면서 사람들이 과연 나라는 인간에 대해 알수 있을까? 나는 이걸로 나를 드러낼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몇시간이고 인터넷을 헤메다녔습니다. 남들은 블로그 잘 해나가는것 같은데 난 왜 이럴까 싶었습니다. - 그러다가 우연히 다른 사람의 이글루에서 글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정말 어이없고 황당한, 그러니까 지금까지 제가 생각해왔던것과는 완전히 다른 글이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제일 싫어하는 종류의 글이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트랙백이라는걸 걸고 열심히 글을 썼습니다. 불과 10분도 안되어서 한 사람을 완전히 상식과 수준을 모르는 무뢰한으로 만드는 글이 만들어졌습니다. 그게 지금 "잘근잘근" 카테고리에 있는 첫 글입니다. 그렇게 트랙백으로 글을 쓰자마자 그분은 제 트랙백 링크를 삭제하시더군요. 역시 제가 좋지 않게 생각하고 있던 행동이었습니다. 다시 한번 글을 써서 결국 사람을 완전히 구제불능으로 만들어버리는 글이 순식간에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걸 보며 "뭔가 해냈다" 라는 자부심과 함께 "이거다" 하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남의 이글루를 몇개 쭉 훑어봤습니다. 마음에 안드는 글이 또 하나 보이더군요. 또 쓱쓱쓱쓱 싸갈기고 나니까 기분이 어떻게 그렇게 통쾌한지. 몇십분도 안되서 또 남을 뭉개는 글을 하나 쓰고 리플을 몇개 썼습니다. 그리고 하룻밤 자고 일어나는동안 제 글은 이오공감에 올라가버렸습니다. 솔직히 기분 좋더군요. 관심받고 싶던놈이 관심을 받는데 기분이 안좋을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리플을 봤습니다. 당연한 일이었겠지만 "제 마음" 에 안드는 리플이 너무 많더군요. 일일이 뭉개자니 다 치기가 힘들어서 새로 글을 썼습니다. 그렇게 새로 글을 쓰면서, 새로 쓰는 글에서도 여지없이 상대를 낮추고, 깔았습니다. 그러면서 밑에는 "짜증나게 하는 반박들이 있어서 저도 짜증나게 씁니다." 라는 변명을 달았습니다. 그리고 또 달리는 리플을 상대했습니다. . 다음날, 그렇게 저는 아무렇지도 않게 또 남의 글에 트랙백을 달아서 내 의견을 썼습니다. (다행히도 이때 썼던 글들은 남을 깐 글이 아닌것 같습니다.) 그렇게 남의글에 트랙백을 내다가 좀 심하다 싶으면 가끔 신변잡기나 좀 써주고, 다른데서 컨텐츠나 몇개 펌질해왔습니다. 그리고 또 남의 글에 트랙백을 걸고. 또 어디선가 펌질을 해오고. 그러다가 문득 이오공감에 올랐던 글이 생각났습니다. 몇가지 끝을 못본것도 있고 해서 제 글에 대한 의견들을 다시 보러 갔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런것을 보았습니다. ![]() 믿을수가 없었습니다. 점잖게 리플로 의견을 개진하시던분이 갑자기 저를 대하는 태도가 180도 달라져 있었습니다. 왜였을까요. 듣기 편하게 대답해드렸지만 보고 있는 마음이 도무지 편치 않았습니다. 한참동안 문장을 읽고 또 읽었습니다. 읽었던 문장을 곱씹으면서 내가 뭘 잘못했길래 저렇게 태도가 변할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처음부터 저에게 저렇게 말씀하시는분들이라면 저는 아무 생각없이 "뭐 그런놈들이니까" 하고 넘어갔을겁니다. 하지만 점잖게 저에게 진지한 논의를 시도하셨고, 그랬던분이 갑자기 이제는 저와 대화마저 하기 싫어하시는겁니다. 확실한건 저의 대답이 마음에 안들었다는겁니다. 왜 마음에 안들었을까요? 제가 리플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제가 동문서답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고등교육을 모두 마친 한명의 시민으로써 이해력과 의사표현능력이 평균 이하라는 생각은 도저히 안들었습니다. 그런데 저를 보고 "수준 딸려서 상대못하겠다" 고 하십니다. .. .... ........... ............... "그렇게 말하고 있는 그 자신은 얼마나 잘났길래?" 순간 억울한 기분이 들어 저분을 비난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비난할까를 구상했습니다. 그렇게 구상하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나는 얼마나 잘났길래......" ![]() "모자라는놈으로 보여서 죄송합니다." 그러고보면 제가 처음으로 남을 씹는 글을 트랙백으로 걸었을때가 생각납니다. 저는 그때 어떤 마음으로 그 사람을 깠었나, 생각해보면 "생각하는 모양새가 마음에 안든다." 였습니다. 그렇게 남을 깜으로써 저는 무엇을 얻고 싶었던걸까요. ![]() "사실 저는 다른사람을 나보다 못난사람으로 만들고 싶었던게 아닐까요" 그렇게 한바탕 욕하고 싸우고 서로 비난하고 나서 남은것은 무엇이었을까요. 나랑 다른 의견을 가진 또 한명의 인간이 나를 싫어하게 되었고, 나는 또 나랑 다른 의견을 가진 한명의 인간을 싫어하게 되었고. 남은것은 무의미한 승리감과 내가 옳다는 신념뿐이었습니다.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블로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채워나가는곳이고. 그렇게 내용을 채우다보면 "나" 라는 인간이 어떤 인간인지 글 내용이 가르쳐줍니다. 다른사람의 블로그도 당연히 그 사람이 어떤 인간이고 어떤 생각을 하고 사는지를 나타내줍니다. 그리고 저는 그 내용을 보고 "자신의 생각" 과 다른 부분이 있으면 그 사람을 깎아내려 저보다 못난놈으로 만들고 싶어했고. 다른 사람들은 저의 블로그를 보고 "자신의 생각" 과 다른 부분이 있으면 문제점을 지적하며 자신의 생각이 우월하다고 합니다. 그것이............. 이글루를 만들고 나서 몇일동안 제가 했던 짓이었습니다. 그리고 요 며칠동안 광우병 사태를 보면서 제가 봤던 것이었죠. 뭐가 그렇게 잘났던건지. 제 의견이 더 옳다고, 제 의견이 더 정당하다고, 제 의견이 더 우수하다고.. 저는 죽어라 상대를 설득하기 바빴습니다. 상대를 설득하면 떡 하나 더 생기는것도 아니었는데 말이죠. 서로가 서로의 생각을 인정하고. 차이점을 인정하고 넘어가면 되는데. 그게 너무 힘든것 같습니다................... 너무 힘든것 같아요............... |